연말정산을 「돌려받는 절차」로만 알고 있으면 왜 어떤 해는 돌려받고 어떤 해는 더 내야 하는지 설명이 안 됩니다. 실제로는 1년 세금을 확정하고, 매달 미리 떼어 둔 금액과 비교해 남거나 모자란 만큼을 정산하는 계산입니다.
총급여에서 결정세액까지
① 총급여
− 근로소득공제
② 근로소득금액
− 인적공제 · 카드공제 · 연금보험료공제 등 ← 소득공제
③ 과세표준
× 세율(6~45%)
④ 산출세액
− 근로소득세액공제 · 연금저축 · 월세 등 ← 세액공제
⑤ 결정세액
기납부세액 − 결정세액 = 환급액 (음수면 추가 납부)
핵심은 마지막 줄입니다. 환급액은 내가 쓴 돈에서 나오는 게 아니고 미리 낸 세금과 실제 세금의 차이입니다. 그래서 세금을 거의 안 낸 사람은 공제를 아무리 많이 넣어도 환급액이 늘지 않습니다. 돌려받을 원금이 없기 때문입니다.
「① 총급여」도 짚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연봉과 같은 말이 아닙니다. 1년 동안 받은 급여에서 비과세 금액(식대 등)을 뺀 나머지가 총급여입니다. 그리고 바로 뒤에 붙는 근로소득공제는 내가 신청하는 것이 아니라 총급여 구간에 따라 자동으로 빠집니다. 총급여 5,000만 원이면 1,225만 원이 자동 차감되는 식입니다.

소득공제와 세액공제는 효과가 다릅니다
이름이 비슷해서 섞어 쓰는 경우가 많은데, 빠지는 자리가 다릅니다.
| 빠지는 자리 | 100만 원어치의 효과 | |
|---|---|---|
| 소득공제 | 세율을 곱하기 전 | 내 세율만큼 (6~45%) |
| 세액공제 | 세금을 계산한 후 | 공제율만큼 (대개 12~17%) |
소득공제 100만 원은 과세표준을 깎습니다. 세율 15% 구간이면 세금이 15만 원, 35% 구간이면 35만 원 줄어듭니다. 소득이 높을수록 유리합니다. 세액공제 100만 원은 세율과 무관하게 정해진 비율만큼 세금을 직접 깎습니다. 연금저축이 여기에 속하고 총급여 5,500만 원 이하는 16.5%, 초과는 13.2%가 붙습니다. 소득이 낮을수록 공제율이 높습니다.
카드 공제는 25%를 넘긴 다음부터
가장 오해가 많은 항목입니다. 카드 사용액 전체가 아니라 총급여의 25%를 넘긴 금액만 공제 대상입니다. 총급여 5,000만 원이면 문턱은 1,250만 원입니다.
| 연간 카드 사용액 | 공제 대상 금액 |
|---|---|
| 1,000만 원 | 0원 |
| 1,250만 원 | 0원 |
| 2,300만 원 | 1,050만 원 |
여기서 실용적인 결론이 나옵니다. 문턱 아래에서는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중 무엇을 써도 공제액이 같습니다(둘 다 0원). 차이는 문턱을 넘긴 다음부터 생깁니다. 초과분 공제율이 신용카드 15%, 체크카드·현금영수증 30%로 두 배이기 때문입니다.
연초에는 혜택 좋은 신용카드로 쓰다가 25%를 넘긴 시점부터 체크카드로 바꾸는 방식이 계산상 유리합니다. 다만 공제 한도가 총급여 구간별로 정해져 있어(대개 연 300만 원 수준) 무한정 늘지는 않습니다.

연금저축과 IRP는 합쳐서 900만 원
세액공제 중 금액이 가장 크게 움직이는 항목입니다. 연금저축계좌와 IRP를 합쳐 연 900만 원까지 대상이 됩니다(연금저축 단독은 600만 원까지이고, IRP를 더해 900만 원을 채우는 구조입니다). 900만 원을 꽉 채우면 총급여 5,500만 원 이하는 148만 5천 원, 초과는 118만 8천 원의 세금이 줄어듭니다.
단, 이 돈은 만 55세 이후 연금 형태로 받는 조건이 붙습니다. 중간에 해지하면 그동안 받은 공제액에 상당하는 만큼을 기타소득세로 다시 내야 하므로, 여유 자금이 아닌 돈을 넣는 것은 권하기 어렵습니다.
기납부세액은 「소득세만」 넣습니다
가장 자주 틀리는 칸입니다. 기납부세액은 급여에서 원천징수된 근로소득세 12개월 합계입니다. 명세서에는 세금이 두 줄로 나오는데, 소득세만 더하고 지방소득세(소득세의 10%)는 제외합니다.
지방소득세를 함께 넣으면 기납부세액이 10% 과대 계상되고, 그만큼 환급액이 실제보다 많게 나옵니다. 월 소득세가 20만 원이라면 기납부세액은 240만 원입니다. 지방소득세 2만 원까지 합쳐 264만 원을 넣으면 안 됩니다.

여기에 없는 공제들
간단한 모의 계산에는 항목을 다 담을 수 없습니다. 실제 환급액이 계산 결과보다 더 크게 나오는 경우가 흔한데, 대개 다음이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 의료비 — 총급여 3%를 넘긴 금액의 15% 세액공제
- 교육비 — 본인·자녀 학비, 취학 전 아동 학원비 등
- 기부금, 보장성 보험료, 주택자금(전세대출 원리금·장기주택저당차입금 이자)
- 장애인·경로우대·한부모 등 추가 인적공제
그래서 모의 계산은 「대략 돌려받는 쪽인가, 더 내는 쪽인가」를 보는 참고용 추정치로 쓰는 편이 맞습니다.
정확한 금액은 홈택스의 연말정산 미리보기에 있습니다. 매년 10월 말쯤 열리고 카드 사용액·의료비·보험료가 이미 수집돼 있어 직접 입력할 것이 거의 없습니다. 남은 두 달 동안 카드를 얼마나 더 쓸지, 연금저축을 얼마나 넣을지 정하는 데는 그 화면이 가장 확실합니다.